경남 남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만큼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곳에 위치한 보리암은 신라 신문왕 3년(683년)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사찰로 기암절벽과 바다가 보이는 절경으로 유명합니다.
여수 향일암, 속초 낙산사, 강화 석모도 보문사와 함께 해수관음 성지 중 한 곳이기도 한 이 사찰은 태조 이성계가 이 곳에서 기도를 하고 조선을 건국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오전 8시 경에 방문하였습니다.
네비게이션으로는 3km가 넘게 남았었는데 주차장 요금소가 나와 살짝 당황했습니다.
올라가면서 확인하니 그 곳은 1주차장이었으며 잠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 보리암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마을버스는 오전 9시부터 운행하며 1주차장에서 2주차장까지만 왕복 운행합니다.

15명이 모일 때마다 출발하며 요금은 편도 1,000원입니다.
주차비 5,000원 계산하기 전 주차요원께서 친철하게 오늘은 날이 흐린 편이라 경관이 잘 보이지 않을거라며 가실건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이곳까지 다시 오기엔 쉽지 않을 것 같아 주차비를 계산하고 보리암으로 향했습니다.
남은 3km 정도의 길은 경사가 매우 험한 오르막길이니 걸어가시는 것보다 자가용이나 마을버스를 추천 드립니다.

 

2주차장에 다다르자 앞쪽으로 매표소가 보였고 입장료는 1,000원이며 초,중,고등학생들은 무료입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보리암을 가는 길은 경사가 큰 편이긴 하지만 슬리퍼를 신고도 충분히 갈 만한 길이었습니다.
역시나 안개가 많이 끼어 있어 아름답다는 풍경을 보지 못하고 10여분쯤 걷다가 힘들어져 문득 ‘언제쯤 도착하나’라는 생각이 들때쯤 매점 같은 건물이 보였습니다. 참고로 보리암 내부에서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 건물 앞으로 얼핏봐도 많아 보이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보리암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계단을 다 내려오자 목이 마를 방문객들을 배려해서인지 약수터가 있었고 사방으로 절들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어제 내린 비가 바위 표면을 따라 흐르다 지표면으로 떨어지며 내는 소리는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습니다.

 


주차요원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보리암 일대가 구름으로 덮여 있어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지는 못했지만 해수관음상이 있는 곳에 갔을 때는 구름 뒷편에 있을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기대가 생겨 구름이 다 걷힐 때까지 머무르고 싶었습니다.
기암절벽 사이에 지어진 절 답게 계단이 많고 크기가 작은 절들이 여러 개로 나뉘어진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절의 이곳저곳을 보기 위해서는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이런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질만큼 곳곳에 볼거리가 많은 절인 것 같습니다.
각 사찰마다 다른 매력들이 있으니 두루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소원 하나는 꼭 들어주신다는 해수관음상은 반드시 가봐야겠죠?

태조 이성계가 기도드렸다고 하는 선은전(璿恩殿)은 올해 9월17일 집중호우로 인해 탐방로가 유실되어 한동안 방문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방문을 계획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래 링크는 보리암 홈페이지 사이트입니다.
http://boriam.or.kr

이래저래 저는 또 한번 방문해야 될 이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다가 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씨여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싶었는데 마침 약수터 근처에 커피 자판기가 있어 몸을 녹일 수 있었습니다.

 

 

방문을 마치고 2주차장에서 1주차장으로 운전하여 내려오실 때는 반드시 지켜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토 차량인 경우에는 반드시 수동 모드로 바꿔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려오는 길목에도 경고문이 몇차례 있었는데 저는 ‘별 일 있겠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여 무시하고 내려오다가 1주차장에 도착할 무렵 풋브레이크가 너무 과열되어 연기가 나면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칫 잘 못했으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마침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있는 1주차장에서 30여분 정도 쉬면서 아침에 지나쳤던 아름다운 저수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쉬다보니 과열되어 뜨거웠던 바퀴 부분은 잔열이 아직 남아있어 따뜻한 감이 느껴졌고 타는 냄새가 미약하게 나고 있었지만 조심히 운행해보니 운전하는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이처럼 브레이크가 과열되는 경우에 빨리 식히기 위해서 찬 물을 붓는 것은 브레이크 패드에 변형이 생길 수 있으니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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