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는 남해도와 창선도라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나비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산을 포함하여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국 3대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보리암과 독일마을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보리암을 방문하기 위해 남해를 갔었습니다.

보리암을 관람한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중에 도로 갓길에 있는 아름다운 가로수와 자연 경치에 발목을 잡혀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이국적인 풍광으로 유명한 독일마을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이미 점심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 독일마을 부근에 있는 식당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독일마을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멸치회가 주요 메뉴였습니다.

물론, 남해까지 왔으니 남해의 특산물 중 하나인 죽방멸치를 먹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멸치회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찾아보다가 보쌈 정식과 전복돌솥밥 등의 메뉴도 있는 은성쌈밥이라는 식당을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식당은 도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도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식당 앞으로 6~7대 정도는 충분히 주차할만한 공간이 있어 주차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벽에 걸려 있는 메뉴판을 보니 대체로 1인당 10,000원에서 15,000원 정도의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2인 이상인 경우 주문이 가능한 전복돌솥밥(15,000/1)을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전복돌솥밥을 제외한 모든 메뉴는 평일에는 돌솥밥을 제공하지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정상 공기밥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주말에는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시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식사를 제공하면서 전복돌솥밥 안에 들어 있는 전복이 살짝 익을 수 있도록 두어 차례 섞어주라고 하셨습니다.

보쌈도 맛 볼 수 있도록 약간 제공해주시는 것을 보고 관심도 없었던 죽방 멸치도 조금 내 주시면 어땠을까라는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돌솥 안에 넣은 전복은 앏지만 길게 썰어져 나와 쫄깃한 식감을 잘 느낄 수 있었지만 밥을 할 때 물 양이 많았는지 밥이 진 편이어서 간장양념을 넣고 비비는 것이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반찬들은 대체로 간이 적당하여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이 식당의 음식에 만족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원래 목적지였던 독일마을로 향했습니다.

독일마을 앞은 벌써 많은 분들이 오셔서 북적거렸습니다.

주차장은 이미 포화 상태여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한 쪽 갓길에도 많은 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독일마을은 19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헌신한 독일로 간호사와 광부로 파견되었던 독일거주 교포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대한민국에 재정착하고 싶다는 이 분들의 염원을 담아 2001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하여 2003년에 완공을 했습니다.

남해군에서 토지 매입을 주도하고 마을 주민들께서 직접 독일에서 건물 자재를 공수하여 39집의 독일식 주택을 만들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매년 10월에 열리는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올해로 여덟 번째인 맥주축제는 독일 뮌헨의 Oktoberfest라는 맥주 축제를 모태로 하였으며, 올해 축제 기간은 106일부터 8일까지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독일식 주택이 눈에 들어오며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주택마다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는 조그만 정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을 자체가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경사가 있는 지형이다 보니 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힘이 들지만 포토존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아름다운 곳들이 곳곳에 있으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도이처플라츠라는 광장에는 파독전시관이 있습니다.

이 곳은 광부와 간호사로 힘들게 생활하실 때의 사진들과 생활용품들을 전시한 곳으로 그 분들의 삶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전시관의 마지막은 현재의 독일마을과 맥주축제 사진들을 전시해놓아 독일마을의 밝은 미래를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입장료는 1,000원이며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입니다.

 

아름답고 조용한 이 마을에서 하루쯤 숙박해보는 것도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면 간혹 집에 민박이나 펜션을 한다는 표시가 있는 것을 보면 주민 대부분이 부업으로 숙박업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마을의 중심 도로변에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 소시지와 맥주를 판매하는 펍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이 마을에서 숙박을 했다면 독일의 맥주와 소시지를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숙박을 하셨던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한결같이 이부자리가 깨끗하고 뽀송뽀송했다라는 칭찬이었습니다.

다음 방문을 할 때는 꼭 이 마을에서 숙박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독일마을에서 보이는 바닷가 쪽에 위치한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꼭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숲이 그늘을 만들어 물고기를 불러들이는 어부림(魚付林)역할을 한다는 이 숲은 1.5km 길이에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으며 300년간 마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숲 사이로 걷기 편하게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남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나뭇잎이 무성하여 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하여 좋을 것 같지만 초봄이나 늦가을처럼 쌀쌀한 계절에는 꽤 추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의 바다는 모래사장이 아닌 몽돌로 된 바다여서 색다른 느낌을 더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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