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참고한 글이 전혀 없으며 책을 읽은 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또한, 책 내용이 매우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읽어 보신 후 의견을 말씀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 소설의 실제적인 주인공 영혜는 평범한 한국의 가정 주부다.

이 영혜를 통해 작가는 한국에서 많은 고정 관념에 묶여 살고 있는 주부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말수가 적은 성격,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을 챙겨주며 가정일을 하고 남편이 우습게 생각하고 있는 부업을 하는 모습, 저녁까지 남편과 함께 먹지 않는 것을 미루어 하루종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상 등을 통해 힘들어도 표현하지 않고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는 현대 사회의 한국 주부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런 고되고 외로운 생활을 견디기 힘든 영혜는 피가 흐르고 있는 고기를 먹으며 희열을 느끼는 꿈을 꾸고 그 꿈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느끼며 식성까지 바뀌지만 남편은 그런 부인에게 관심조차 없다.
이 부분에서 고기를 먹는 행위가 자유의지를 의미한다면 채식을 먹는 행위는 그와 반대되는 행동, 즉 자신의 생각을 억누르고 현실에 순응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본다.
계속 육식을 하는 악몽에 시달리며 브라를 하지 않는 등 남들이 볼 때 기묘한 행위를 하는 것은 자유의지를 억누르고 있으나 조금씩 사회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 여자가 브라를 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이런 사회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아버지가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고 힘으로 누르는 장면일 것이다. 이것은 한국 사회에 잠재되어 있고 당연시 생각하는 아버지의 권위에 복종하는 자녀들을 나타낸 것이라 본다. 이 일을 계기로 혜경은 자살을 시도하며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살아있는 새를 잡아먹음으로써 사회의 모든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고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이 된다.
그러나 결국 음식을 먹지 않는 행동, 즉 죽고자 하는 행동조차도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강제로 음식을 먹고 강제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들을 받는다.

 

반면, 형부는 주변에서 볼 때는 가정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백수와 같은 자유로운 예술가이지만 실제로는 작품의 완성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며 힘없이 집에 귀가한다. 이런 생활의 반복으로 자녀에게는 존재감이 없다. 아내와는 반복된 생활에 가족이라는 굴레에 묶인 가장인 한편 사회적인 입지를 굳히고자 자신의 일에 매진하고 새로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심지어는 가족까지도) 버린다. 이런 점에서 형부라는 캐릭터는 한국 남자들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형부의 날개를 주로 찍는 행동과 처제에게 몽고반점(순수함(?))이 남아있다는 아내의 얘기를 듣고 인간의 순수한 욕구 중 하나인 성욕을 느끼게 된 것은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의지를 나타낸 것 같다.


한편, 영혜의 언니 인혜는 영혜와 함께 자라온 나무다. 외형은 비슷할지 모르나 주변 나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밝은 성격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남편과 아이를 위해 자신의 생활을 버리고 바쁜 일상을 견뎌 내고, 심지어 자신의 남편과 육체적 관계를 하여 정신 병원에 가둔 동생 영혜를 뒷바라지 하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는 희생적인 삶을 살아간다. 소설 속에서 지우 엄마, 처형, 아내 등으로 불리며 이름조차 거의 불리지 않는다. 이런 인혜는 또 하나의 한국 여성일 것이다. 자녀라는 굴레에 묶여 가족이라는 굴레에 묶여 자신의 의지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사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이 책 속에 나온 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영혜에게 꽃은 순수 또는 자연 더 나아가 자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영혜는 형부 자체가 아닌 형부 몸에 그려진 꽃 때문에 형부와 관계를 가진다. 이런 행위는 사회적 관습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로 인해 관습에서의 벗어남, 자유로움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된다.
반면, 형부에게 꽃은 욕망이다. 처체에 대한 욕망, 일의 완성에 대한 욕망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영혜, 형부 그리고 인혜 이 세 사람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 관념에 얽혀 자의식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그려낸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 소설 속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의 이름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없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주인공인 영혜 이외에 가장 많은 이름이 언급되었으나 소설 속에서는 미미한 존재인 희주라는 캐릭터를 보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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