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580회와 581회 방송에 나왔던 식당입니다.
제 개인적인 선입견일 수 있지만 생활의 달인에 방영된 식당에서 먹어본 음식 중 실망한 적이 거의 없어서 식당을 가는 동안에도 기대가 됐습니다.
게다가 2회 연속으로 방영된 집이니 검증된 식당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죠?
식당을 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큰 길을 지나 시골길을 한참 들어갑니다.
과연 이 길이 맞는건지 의심이 생길 정도로 한참을 들어가다 보니 식당을 안내하는 작은 표지판이 눈에 보였습니다.
주차장은 두 개의 건물 사이로 두 개의 주차장이 있습니다.
두 주차장을 합쳐서 대략 20대가 넘는 차들이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갓길에도 주차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지나다니는 차들은 이 식당을 오는 차들뿐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차들이 다니지 않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식당 안을 들어갔을 때는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도 식당 안에는 4~5팀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대기표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계산대 앞에서 나눠줍니다.
방송 상에서는 환갑이 넘으신 할머니가 소개됐었던 걸로 미루어 ‘아마도 아드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벽마다 다녀간 손님들이 남긴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날짜가 대부분 방송이 나간 이후인 것을 통해 방송의 힘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다 화장실 위치를 여쭤보았는데 이분께서 직접 안내해 주실 정도로 친절하신 분이었습니다.
식당 분들께서 정신없이 움직이시며 많은 손님들을 성심껏 대응하시긴 했지만 불고기라는 음식 특성상 회전률이 느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대기시간은 좀 긴 편이었습니다.
식당에는 방에서 앉아먹는 다리와 테이블 자리가 각각 준비되어 있으니 선호하는 자리가 있으시면 대기하시면서 미리 말씀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대기시간은 조금 더 길어질수도 있습니다.

드디어 자리를 안내 받으니 자리에는 이미 기본 반찬이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대기하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식탁은 손님이 바뀔 때마다 횟집에서 사용하는 식탁보를 매번 갈기 때문에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주문하기 위해서 차림표를 봤더니 방송할 때는 메뉴가 몇 가지 있었던 것 같았는데 현재는 소불고기(18,000원/1인) 메뉴와 아빠표 공기밥(1,000원), 엄마표 된장찌개(2,000원) 뿐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소불고기 2인분과 된장찌개 1개, 공기밥 2개를 주문했습니다.
불고기 1인분 양은 불고기 200g, 파 100g으로 총 300g이 제공되었습니다.

불고기 음식이 나오기 전 테이블에 세팅된 반찬들을 조금씩 맛을 봤는데 대체로 맛은 있었지만 제가 먹기에는 짰습니다. 그래도 불고기가 나오면 반찬들을 먹을 이유가 없어지니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짠 맛을 씻어내고자 물을 마시려고 컵을 찾아보니 종이컵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설겆이를 줄이려는 의도였겠지만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불고기가 나왔습니다.

 


신선한 고기를 사용하여 고기에서 흘러내리는 육즙이 육수를 붉은색으로 바꿀 정도였습니다. 그 위에는 산처럼 많은 양의 파채가 쌓여있었습니다.
서빙을 봐 주시는 아주머니께서 불판 위에 고기를 얹으시고는 직접 고기를 잘라준다고 건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불고기를 익히려고 굳이 뒤적거리지 않아서 편했습니다.
단지 거슬렸던 부분은 아주머니께서 고기를 잘라주기 위해 사용하시는 가위와 집게를 옆 테이블에서 사용하신 후에도 닦지 않으시고 여기저기 들고 다니면서 계속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익을 때마다 아주머니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잘라주시고 가셨습니다.
드디어 고기가 다 익고 불고기 맛을 보자마자 ‘생활의 달인’에 나올만한 식당임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불고기에 사용된 고기도 맛있었지만 특히 육수가 달고 짭짤하니 맛있어서 밥에 말아 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중에는 육수까지 싹싹 긁어먹어 남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맛있는 육수 덕분에 떠먹을 것이 필요없으니 2~3명이 갈 경우에는 굳이 된장찌개를 주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된장찌개의 맛은 강원도 된장을 사용해서인지 검은 색이 강했고 짭짤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주문하긴 했으니 두어번 떠 먹어보긴 했는데 식사를 하면서 찌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거의 그대로 남겼습니다.

정신없이 식사를 하다가 문득 이 식당에서 직접 재채소를 재배했다는 문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채소를 맛보기 위해 불고기를 얹어 쌈을 싸서 먹어봤은데 채소에서 ‘사각’ 소리가 날 정도로 신선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남은 배춧잎을 그냥 먹어봤는데 단맛이 느껴질 정도로 맛있는 채소였습니다.
정말 먼 곳에 있는 식당이어서 밥을 먹으려고 방문한다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분이라면 한 번쯤은 가볼만한 식당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다음에 강릉 근처를 갈 일이 있다면 꼭 방문할 의사가 있는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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