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이라면 당연히 음식이 맛있다는 점은 필수 조건이겠으나 더 나가서 저렴한 가격과 제공되는 음식의 양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맛, 가격, 양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할머니 즉석 떡볶이'가 아닐까 싶네요.
가게 안 분위기는 작은 테이블이 여러 개 있어 많은 사람이 있을 때는 이동이 불편하고, 그 동안 다녀간 사람들이 써놓은 낙서들로 정신없는 벽에 식당 메뉴들이 붙여져 있으며 테이블마다 두루마리 화장지가 놓여 있습니다.
사실 가게 내부만 본다면 들어가기 싫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만큼 매력적인 곳입니다.
이 가게는 즉석 떡볶이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여 조리해 먹을 수 있습니다.
쌀떡볶이(3,500원, 1인분)와 밀떡볶이(3,000원, 1인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매운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보통맛과 약간 매운 맛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떡볶이 안에 들어가는 사리의 종류도 쫄면, 라면, 우동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양이 꽤 많은 편이어서 양이 적은 여성이라면 두 명이서 먹어도 충분할 정도이며 부족하다면 야끼만두(400원, 1개)나 김말이(400원, 1개)를 따로 주문해서 먹어도 됩니다.
그것으로도 양이 부족하다면 다 먹은 후 볶음밥을 주문하셔도 됩니다. (치즈볶음밥 1,500원, 만두볶음밥 2,000원)
저는 쌀떡볶이보다는 밀떡볶이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밀떡볶이+쫄면 조합으로 주문했습니다.
주방에서 내오자마자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떡볶이를 보고 흥분해서인지 국자로 고추장을 풀다가 생각나서 사진을 찍었네요.
재료비 절감을 위해서인지 메추리알이 앙증맞게 들어가 있으며, 제공된 단무지도 채썰어서 나옵니다. 저는 채썬 단무지를 이 가게에서 처음 접해봤는데 오히려 먹기 편하고 단무지 맛도 적당히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떡, 어묵, 쫄면 사리의 양은 풍부한 편입니다.
충분히 익기 시작하면 떡과 사리에서 나온 당분과 고추장이 어우러져 국물이 걸쭉해지고, 당면이 슬슬 냄비 바닥에 붇기 시작합니다.
냄비 바닥에 붇은 당면을 떼어 내며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원래는 둘이 가도 떡볶이 1인분만 먹으면 충분하겠지만,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치즈 볶음밥을 주문해 봅니다.
치즈라고 하면 다들 하얀 모짜렐라 치즈를 생각하겠지만 이 집은 노란 체다 치즈 1장을 사용합니다.
치즈 볶음밥은 체다 치즈 1장, 김, 옥수수 콘 그리고 밥으로만 볶아줍니다.
그래도 볶음밥만큼은 주인 아저씨께서 직접 오셔서 볶아주시며 체다 치즈가 녹아 잘 스며들게 저어주시며 양념 소스를 이용하여 간도 맞춰 주십니다.
완성된 치즈 볶음밥입니다.
비주얼 면에서는 보기 좋지 않지만 포만감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맛있습니다.
녹은 체다 치즈가 고소한 맛을 내주며 얼마 있어 보이지도 않은 옥수수 콘이 간간히 씹히며 식감을 더해줍니다.
조금씩 볶음밥을 긁으며 먹다보면 너무 배불러서 더 이상 먹지 못하고 남기게 됩니다.
남은 볶음밥을 아쉽게 바라보며 계산하러 가면 4,500원이라는 가격에 놀라실거에요.
혹시 식당 안에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는 경우에는 포장해달라고 하면 바로 싸서 주셔서 집에 가서 먹어도 좋습니다.
참고로, 이 식당은 작은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니 차를 가져가는 경우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식당 쪽은 길 가장자리가 흰색선이니 주정차가 가능합니다.
가게 건너편은 길 가장자리가 황색선이니 주정차하는 경우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내야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