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 기준은 무엇일까요?
운동 장애 등 파킨슨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보통은 한두 달 정도 도파민성 파킨슨 약을 복용하면서 효과가 있는지 살핍니다.
약효가 나타나 증상이 개선된다면 파킨슨병의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아무것도 나아지지가 않는다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적습니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이 줄어들면서 발병하는데 PET-CT를 통해 도파민의 소실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정상일 경우 PET-CT를 찍으면 오른쪽 사진처럼 뚜렷한 토끼 모양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도파민이 소실될수록 토끼 모양이 왼쪽 사진처럼 흐릿해집니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되지 않는 병입니다.
약물은 뇌에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여 증상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병이 초기일 경우 도파민 저장고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약을 하루에 한두 번만 먹어도 효과가 온종일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하지만 도파민은 뇌에 바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도파민이 되는 물질인 L-DOPA를 복용해야 됩니다.
L-DOPA는 위에서 분해되고 십이지장에서 흡수됩니다.
그 후 뇌로 가서 도파민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뇌 속의 도파민 저장 능력이 떨어집니다.
약을 먹으면 먹은 약이 바로 흡수돼서 효과를 보였다가 그 약의 작용 시간이 끝나면 그 약효가 없어지기 때문에 다시 파킨슨병 증상이 심해지고 다음 약을 먹으면 몸이 다시 풀리는 운동동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약효의 지속시간이 떨어지거나 흔들림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도파민 이외에도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떨림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항콜린제와 같은 약물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물로 모든 증상을 조절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약효를 보기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수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유일한 수술법인 뇌 심부 자극술이라는 수술을 하기 위해서 환자들을 평가합니다.
약효가 소진됐을 때 모습과 어떤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지 약효를 올렸을 때 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호전되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수술을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평가 중 하나입니다.
그 차이가 클수록 수술할 때 기대하는 효과가 커지게 됩니다.
수술은 약효의 차이가 뚜렷한 환자뿐만 아니라 약을 많이 쓰기 힘든 환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약을 먹어서 약물에 의해 정서적인 불안정이나 행동 이상 등의 심리적인 부작용 생기거나 떨림이 심해지고 환각도 심해지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환각은 파킨슨병이 심각하게 진행된 뒤 생기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뇌는 각 부위마다 맡은 역할이 다릅니다.
그 가운데 후두엽은 주로 시각을 관장합니다. 그 부위 신경세포 안에서 생겨나는 단백질 응집체가 루이체입니다.
루이체가 뇌에 쌓여 신경세포를 죽이고 이로 인해 환각과 환청이 나타납니다.
이때 보이는 허상은 아주 또렷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고통이 더 심해집니다.
이처럼 행동 장애나 정서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에는 약을 쓸 수 없습니다.
뇌 심부 자극술은 운동 조절 기능에 관여하는 뇌의 시상하핵에 자극을 주어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수술입니다.
뇌 심부 자극술은 파킨슨병 이외에 다른 뇌질환에도 사용되는 수술법으로 보통의 뇌수술과 달리 뇌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RI 영상과 뇌 도감을 이용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낸 뒤 그곳에 지속적으로 전기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전극을 심는 것입니다.
볼펜심 정도 굵기의 가느다란 전극을 시상하핵의 정확한 위치에 넣습니다.
이 후 전기 자극을 주면 병의 증상을 조절하거나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논문에 의하면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4~5% 정도가 수술 대상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로 파킨슨병 환자가 모두 뇌 심부 자극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뇌 심부 자극술을 할 수 있는 환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파킨슨병 진단이 확실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심각한 질병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여야 합니다.
그리고 도파민계 약물에 대한 반응이 뚜렷이 있는 환자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침습적인 수술을 견딜 정도의 건강 상태가 유지되는 환자여야 할 수 있습니다.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의해 수술은 부분마취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환자의 반응을 살피며 여러 번의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어느 부위에 넣었을 때 효과가 가장 좋은지 파악한 후 최종적으로 전극을 삽입할 위치를 결정합니다.
이 후 환자를 전신마취 시킨 후 전극을 작동시키기 위한 자극 발생기를 가슴 양쪽에 이식합니다.
머리의 전극과 가슴의 배터리를 잇는 연장선을 몸 안에 넣으면 수술은 모두 끝이 납니다.
수술을 한 후에도 환자가 수술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두세달의 시간이 걸립니다.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전기 자극의 정도를 알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수술이 환자의 모든 증상을 전부 호전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환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이 수술의 목적입니다.
한계가 있는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수술 이외에도 치료 과정에서 염두 해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에서 운동의 효과는 아주 큽니다.
운동할 때 첫 번째 주의할 점은 본인의 신체 상태보다 더 무리한 운동을 하면 운동이 득이 되지 않고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은 본인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조금씩 체력이 좋아지면 늘려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욕심을 내고 처음부터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자세 반사가 좋은 분은 운동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낙상이나 다칠 위험이 없는데 자세 반사가 안 좋은 분이 등산 등을 할 때는 추락하거나 낙상할 수 있는 위험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므로 운동을 선택할 때는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본인에게 가장 좋은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년의 공포로 알려진 파킨슨병이지만 그리 절망스러운 병이 아닙니다.
약을 먹고 운동을 하고 또 무엇보다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파킨슨병을 안고도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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