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제2막이라고 부르는 여성 갱년기는 일반적으로 폐경 후 1~2년까지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60대 이후에도 뒤늦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제2의 갱년기’라고 부르는데 여성 호르몬이 결핍되면 대체되는 다른 호르몬으로 여러 기능이나 몸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보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여성 호르몬이나 남성 호르몬의 기능을 다른 호르몬이 대체하다가 그 호르몬이 결핍되면 제3의 호르몬이 기능을 대체합니다.
이와 같은 전환 시점마다 갱년기 증상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뼈나 근육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성장 호르몬은 제2의 갱년기 증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사춘기 때 가장 분비가 활발한 성장기 호르몬은 성장이 끝난 성인에게도 분비가 되는데 만약 부족하게 되면 대사 기능이 저하됩니다.
성장 호르몬이란 대뇌 밑에 위치한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체내에서 뼈, 연골 등의 성장과 재생을 자극하는 호르몬입니다.
또한 지방 분해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보통 20대 성인이 될 때까지 활발히 분비되다가 60대가 되면 1/3 수준까지 떨어지게 되는데 성인에게도 꾸준히 성장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하지만 부족하게 되면 근육량이 줄고 지방 분해가 감소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피곤함과 무기력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인에게 부족한 성장 호르몬은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성장 호르몬도 결핍되면 보충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가격이 굉장히 비쌉니다. 또한, 70세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에는 암 발생이 높은 나이입니다.
암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 호르몬 치료를 하게 되면 암의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만약 그럴 때 성장 호르몬 치료를 꼭 해야 한다면 암에 대한 검사도 같이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습니다.
노화를 막는다는 성장 호르몬은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습니다.
명태와 마늘, 견과류 등에 들어있는 아르기닌 성분이 호르몬을 촉진시킵니다. 또한, 운동을 할 땐 유산소 운동보다는 파워존이라 불리는 허벅지와 엉덩이, 복부 근육의 근력을 강화시키면 성장호르몬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성장 호르몬이 저하되는 것도 문제지만 과다 분비가 될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성장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필요 이상으로 골격이 자라나게 됩니다.
비정상적으로 이마가 튀어 나오고 턱이 길어지는 등의 얼굴 형태의 변화가 생기고 특히 손과 발이 커지는 말단비대증이 생기게 됩니다.
말단비대증 환자는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종양을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형 변화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호르몬 질환이 있습니다.
부신 호르몬은 좌우 신장 윗부분에 위치한 삼각형 모양의 부신에서 분비되는데 아드레날린을 통해 혈관 수축과 혈압을 조절하기도 하고, 당류코르티코이드를 분비해 혈당 조절과 감염 및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당류코르티코이드가 과다 분비되면 얼굴이 보름달과 같이 둥글어지고 복부가 비반해집니다. 또, 목 뒤가 튀어나오고 튼 살과 멍이 잘드는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부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대사 능력이 떨어져 만성 피로와 저혈당, 면역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합니다.
나이가 들면 부신에서 스트레스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부분이 손상돼서 분비가 잘 안되는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이 나타납니다. 이 때 자꾸 늦잠을 자게 되고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게 됩니다. 또한, 몸이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신 호르몬이 부족할 경우 알도스테론이라든지 코르티솔에 대한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가장 큰 내분비 기관으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는 갑상선에 모여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합니다.
체내로 분비된 갑상선 호르몬은 성장 발달과 체온 유지는 물론 우리 몸의 필요한 에너지 대사를 조절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의 결핍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일차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염증 세포들이 모여 갑상선의 호르몬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 생기게 되고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양이 적어져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유발됩니다.
우리 몸에서 열 생산이 안 되고 에너지가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열 생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꾸 추워지고 모든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변비 같은 증상도 있을 수 있고, 에너지 대사가 저하되기 때문에 자꾸 몸이 붓고 살이 찌고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한 상태가 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방치되면 심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심부전이 발생하고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호르몬을 보충해줘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이 균형을 잃고 너무 넘치게 되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지나치게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의 뇌하수체에는 갑상선 호르몬 양을 감시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감소해도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항진증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맥박수가 빨라지고 밥을 먹어도 돌아서면 허기가 질 정도로 식욕이 왕성하고 식사량도 많아지지만 오히려 체중은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또 몸에 열이 발생하게 되면서 심하게 더위를 타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마치 자동차 엔진이 과열되듯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 중 30% 정도에서 안구 돌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구 돌출이 심해지면 나중에는 안구 돌출 때문에 교정하기 위해서 수술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오래 노출되면 심장에 신경이 전달되고 박동하는 체계에 문제가 생겨서 부정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에 빨리 진단하고 갑상선 호르몬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호르몬 이상 증세로 꼽는 대표적인 증상이 수면 장애입니다.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면 장애를 치료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 중 한 원인인 멜라토닌 호르몬은 주기적으로 밤 11시와 새벽 1시라는 특정 시간에 분비가 잘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고 빛에 민감한 호르몬입니다. 따라서, 낮 동안에 햇빛을 받으면 호르몬이 증가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면을 유지하는 작용뿐만 아니라 혈당이나 혈압에도 관여합니다. 특히 면역에도 관련이 있어서 각종 감염 질환이라든지 암하고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호르몬이라는 것은 굉장히 많으므로 모든 호르몬을 검사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호르몬 위주로 검사하고 실제로 환자의 증상과 연관된 호르몬을 검사하게 됩니다.
결국은 자기 몸을 잘 돌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호르몬의 건강을 생각해서 식사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1일 1식을 하거나 간헐적인 폭식을 하게 되면 호르몬의 균형이 인슐린을 통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반신욕 같은 것도 굉장히 좋은 호르몬 관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풀 수 있는 호르몬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늘 스트레스와 싸우고 변화에 맞서며 살아야 합니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 나에게 보내는 호르몬의 경고가 무엇인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때입니다.
호르몬이라는 것은 우리 몸의 실질적인 지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장의 문제라든지 아니면 설사나 변비가 있으면 소화기내과의 문제로 생각하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면 피부과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저변에 깔린 호르몬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에 또 한 가지 방향을 가질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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